같이 일하는 동료나, 팀으로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끼리 종종 하게 되는 말.
'공장이네'
'공장처럼 영상을 찍어내잖아'
나 역시 과거에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사실 내가 예술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매일 누군가를 위해(돈을 벌기 위해) 아웃풋을 만들어내고 있는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작업이 내가 마치 공장의 기계가 된 기분이 들었었다.
하지만 경력이 어느정도 쌓이고.... 어찌 됐든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지난했던 시간들을 지나고 나니 이제는 저 말이 굉장히 경계해야 하는 말임을 깨달았다.
우리가 하는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며 거기에는 나에게 일을 준 감독, 그 일의 기획자, 그 일을 오더한 광고주가 있다. 일의 전문화, 분업화가 되어 각자의 맡은 부분에서 일하는데 우리 모두 최고의 결과물을 내기를 기대한다.
누구도. 공장에서. 찍어낸. 똑같은 그림을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 자신이 기계임을 인정하고 똑같은 그림을 찍어내고 있다면 안타까운 일인 것이다.
공장이라는 말은 자조가 섞인 자기비하의 말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자신이 공장의 수많은 기계 중에 하나의 부품이라면 얼마짜리 부품이라고 생각하는지?
물론 하나의 프로젝트만 하는것이 아니고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반복적으로 진행하다 보면 자기 복제는 어쩔 수 없는 일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태도의 문제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결과물을 위해 포기하지 않는 것.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은 에티튜드 아닐까.
사실, 나도 사람인지라 같이 일하는 팀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 생각에 쉽게 전염이 되고 만다. 열심히 일하나 적당히 일하나 받는 돈은 똑같은데 내가 왜?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어떤 일의 책임이 가장 많은 사람부터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 사람부터가 대충이라고 생각하면 그 다음단계, 그 다다음 단계의 일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책임자가 열정만 많고 삽질을 많이 시키면 그것도 참 피곤한 일이다. 그래도, 태도가 중요하니까...음..)
그동안 일하면서 누군가를 위해서라기보다 나를 위해서라는 생각으로 결과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한계에 부딛힐 때도 많았고 좌절할 때도 많았지만 그러다가 어느 날 실력이 늘어있는 나를 발견할 때 참 기분이 좋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기계임을 자처하지 말고 살아있는 인간으로서 일하기를. 기계와 다르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결과물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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