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무래도 관심사가 메타버스이다 보니, 관련 영화들도 찾아보고 있다. 최근 봤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하고자 한다.(스포 있음!)
Ready player one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원작 : 어니스트 클라인의 ready player one
개봉 : 2018년 3월 29일(미국)
제작사 : 워너브라더스 픽쳐스
RT : 2시간 20분
영화의 배경
2045년,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량파동과 인터넷 대역 폭동으로 가난하게 살고 있는데 이런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VR(Virtual Reality) 게임인 오아시스에 빠져 살고 있다. 오아시스는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와 모로(사이먼 페그)가 만든 가상현실 공간으로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다. 그러다 어느 날 할리데이가 죽고 유언으로 게임 속에서 3개의 열쇠를 찾아서 이스턴에그를 찾는 사람에게 오아시스의 전 지분을 주겠다는 말을 남긴다. 일찍 부모님을 잃고 이모집에서 얹혀사는 주인공, 웨이드도 매일 같이 이스턴에그를 찾는 헌터 중에 한 명이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웨이드가 살고 있는 트레일러 빈민촌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연령과 나이, 성별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좁은 자신의 공간에서 VR 기어를 쓰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 가상공간이라고 해서 이게 현실하고 관련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벌고 그 돈은 현실세계에서 사용 가능한 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요즘 구현하려는 메타버스 세계가 정말 레디 플레이어 원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상화폐가 현실화가 충분히 될 수 있겠구나의 가능성을 본 느낌.
Virtual Reality의 시작은?
작가가 2011년에 이 소설을 썼다는데, 내가 VR에 대해 인지하고 좀 더 관심을 가졌던 것은 2015년쯤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VR, 가상현실이라는 개념이 처음 나온 것은 무려 1852년에 오늘날의 3D 디스플레이 기술의 근원이 되는 스테레오 스코피 기술이라고 한다. (영상을 볼 때 왼쪽 오른쪽 눈에 약간의 거리감을 다르게 설정하여 입체적 깊이감을 만들어 주어 평면적 영상이 아니라 입체적 영상을 만드는 기법, 쉽게 얘기해서 3D 안경) 그리고 본격적으로 가상현실 기술의 실현된 것은 1968년 미국 유타 대학의 이반 서덜랜드가 헤드 마운드 디스플레이(HMD)를 연구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기술로 NASA에서 아폴로 계획을 진행하며 승무원들을 훈련시킬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기술이 활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1990년대에 매트릭스, 토탈 리콜등 다양한 가상현실 공간의 대한 영화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작가가 이 소설을 쓴 2011년은.... 알고 나니 저런 소설이 나오는 게 정말 무리가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스필버그의 연출력과 완성도 높은 CG
중요한 건 스티븐 잡스가 2018년도에 영화화했다는 것인데 작가의 상상력에 완성도 높은 CG 기술로 가상세계를 실제로 구현해 냈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 속에서지만 완성도 높은 CG는 앞으로의 메타버스 공간이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 것인지를 미리 본 느낌이었다.
요즘 영화를 보면 저게 진짜 사람인지 컴퓨터로 만든 것인지 분간이 안 갈 때가 있는데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도 몇몇 장면은 아바타 빼고 배경만 봤을 때는 진짜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이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는 정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볼 정도로 흡입력이 있었다. 많은 롱테이크와 현란한 카메라 워크가 많이 나오는데도 물 흐르듯 연결되는 완성도 높은 편집도 인상 깊었다. 영화의 패러디된 많은 작품들 '백 투 더 퓨쳐', '샤이닝', '킹콩', '건담', '터미네이터' 등 다양한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녹아져 있는 것도 보는 재미 중에 하나였다.
아쉬웠던 영화의 결말과 스토리의 개연성들
영화의 평을 보면 원작보다 더 잘 만들었다는 의견들이 더 많던데...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좀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들이 있었다. 이스턴 에그를 찾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해 찾는 IOI 기업의 장면들이 대부분 그렇다. 좀 오버돼서 표현됐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왜 돈을 갚기 위해 IOI 회사에 노예처럼 일하다 죽기까지 할 일인가.... 게다가 IOI가 드론 날리고, 웨이드가 살던 트레일러촌을 폭파시키기 까지 하는데 대체 이 영화는 무정부 상태인가? 싶었다. 그러다가 결말에서는 또 갑자기 경찰이 나와서 IOI의 대표인 소렌토를 구속한다.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나 심리묘사가 너무 생략된 느낌이랄까... 캐릭터들은 다소 평면적이었다. 제일 이해가 안 갔던 건 소렌토의 지시를 받고 웨이드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피날레 잔도르. 좀 더 설명이 있었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충성적인 캐릭터인 것 같으면서도 보스에게 까칠한거 같기도 하고 능력있는 캐릭터인것 같으면서도 너무나 쉽게 웨이드를 놓쳐버리고 만다.
주 2일은 쉬는 날 - 게임 셧다운제인가?
오아시스의 주인이 된 웨이드가 화요일과 목요일은 게임 휴뮤일(?)로 지정한다고 하며 현실세계도 중요하니까 라고 결말이 난다. 감독이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는 안다. 게임의 중독성에 대해 경고하면서도 영화 전반적으로 가상현실세계를 중립적인 입장에서 표현하려고 굉장히 노력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경계가 없다는 세계관을 자체를 부정하는 느낌이 들어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까지 중립을 지키고 싶다면 그렇게 결말이 났어야 하는데 주 2일 휴무제라는 결말은 지나치게 단순한 결말 아닌가 싶다.
그래도... 정말 시간가는줄 모르고 재밌게 봤고 개인적으로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편이라 결말이 무겁지 않게 끝나서 좋다. 왠지 레디 플레이어 원의 세상이 10년 안에 현실이 될것만 같은 느낌. 그 공간안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상상해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는 공상이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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